그대가 원하신다면 / 雪花 박현희
아무리 두드려도 울리지 않는 북을
끊임없이 두드릴 어리석은 바보는
아마 세상에 없을 겁니다.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그댈 느끼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나 혼자만의 바램일 뿐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랑을 꿈꾸는 그대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가 있겠나요.
못 견디게 그립고
보고 싶은 내 마음만큼이나
그대 또한 내 마음과 같길 원하지만
아무리 두드려도 울리지 않는 북처럼
좀체 열리지 않는 그대 마음을
나로서는 도저히 어찌할 수가 없군요.
그대가 날 원하지 않는다면
그대 마음이 허락지 않는다면
나 역시 그대의 뜻을 따를 밖에요.
잎이 모두 떨어진 뒤에
꽃이 피는 상사화처럼
결코 만날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엇갈린 인연의 굴레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하고
한 맺힌 그리움만 가슴 속 깊이 묻어둔 채
평생을 살아가겠지요.
그대가 원하신다면
그리할 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