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마음 ♬♪-----]/ ♥설화박현희님

나도 여자랍니다

★러블ㄹ1정숙★ 2009. 10. 27. 13:40
      나도 여자랍니다 / 雪花 박현희
      허름한 티셔츠에 추리닝 바지를 즐겨 입고
      시장 좌판에서 콩나물 값을 흥정하는
      알뜰한 주부이지만
      때로는
      쇼윈도우 안에 진열된
      마네킹이 입은 화려한 정장 원피스와
      아름다운 보석 앞에서 마음 약해지는 여자랍니다.
      여보 당신 또는 누구 엄마라는 호칭이
      내 이름표가 된 지 이미 오래여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면
      내게도 이름이 있었던가
      왠지 모르게 낯설고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뽀얗고 보송보송하던 살결은
      어느새 기미와 주근깨로 뒤덮이고
      날씬하고 탱탱하던 몸맵시는
      탄력 잃은 축 늘어진 뱃살에
      영락없이 펑퍼짐한 중년의 아줌마가 되었네요.
      하지만,
      아름다운 피아노의 선율에 매료되어 감동하기도 하고
      남편으로부터 사랑한단 말과 함께
      귀갓길에 사 들고 온 장미꽃 한 송이로도
      행복에 겨워 감격의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곱고 아름다운 순정을 지닌
      나도 여자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