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아! 고맙다 봄빛 푸르거니 겨우내 엎드렸던 볏짚 풀어놓고 언 잠 자던 지붕 밑 손 따숩게 들춰보아라. 거기 꽃 소식 벌써 듣는데 아직 설레는 가슴 남았거든 이 바람 끝으로 옷섶 한 켠 열어두는 것 잊지 않으마. 내 살아 잃어버린 중에서 가장 오래도록 빛나는 너. - 고두현의 시 <남으로 띄우는 편지>에서 - * 세월은 봄으로 인사합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살얼음 커튼 제치고 봄처녀 제 오십니다. 어쩌면 저 흙속에서는 아지랑이가 희망을 준비하고 있겠지요. 봄은 기다림이 지루하다고 포기한 사람들에게, 세상이 나를 잊어버렸다고 투정하는 어깨 처진 사람들에게, 선한 이웃이고 희망이고 큰 어깨이고 부활입니다. 봄아!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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